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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프로리그가 이렇게 끝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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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팀. 통신사 라이벌. 방송사 라이벌. 서로의 엔트리를 예측하여 용병술이 극대화되던 감독들의 수싸움. 에이스 결정전까지가며 팀을 승리로 이끌던 에이스들의 모습 등등... 우리가 추억하는 프로리그의 모습들일 것이다.





98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유례없는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대한민국에 탄생시켰고, 이곳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강민 등등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스포츠스타 혹은 연예인이 된것처럼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스타플레이어의 인기에 기대어 가기엔 너무 불안했고, 좀더 넓은 선수층을 제공할 방법이 필요했었다.


롤챔스가 토너먼트에서 리그방식으로 바뀐 이유도 알겠지만 결국 경기수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유지가 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팀들도 방송에 노출되고 해야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게 된다. 


당시 상황으로 금전적인 부분이 힘들긴 하지만 팀단위 리그를 도입함으로서 더 많은 선수들에게 방송경기의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했고, 넓은 선수층 제공을 위한 발판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러 팀들의 흥행으로 CJ, STX , 팬텍, 웅진, 르까프 같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리그는 최고의 흥행을 달릴때 공군에서 상무팀 창단까지 약속받았다.

규모는 비록 작지만 지금의 야구팀 10팀보다 많은 12팀이 리그에 참가해서 각자의 팬층을 확보하게 되었고, 기업들에게 스타크래프트 팀을 창단하는건 가성비가 굉장히 훌륭한 홍보수단이 되었다.


스타리그에서 재미를 본 신한은행은 프로리그의 스폰서가 되어서 좀 더 젊은 이미지의 은행이 되는데 성공하기도 하였는데 필자 생각엔 리그 스폰서 중에선 우리나라 최고의 효과를 누렸다고 생각된다.



허나 항상 비관론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었다. 프로리그를 통해 오히려 참신한 전략들보다 정형화된 전략, 비슷한 게임이 대량으로 양산되기 시작했고, 갑자기 높아져버린 게임수준은 새로운 팬들을 가져오기에 너무 게임이 어려워졌단 말들이 나왔고, 그런것들이 리그를 한계에 몰아붙여 결국 매니아들만 보는 리그로 되버릴거란 우려도 있었고,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E스포츠는 기술의 발전으로 더 화려안 새로운 게임들이 나오면 결국 옛날 게임들은 도태하게 될 것이고 , 스타크래프트도 예외는 아닐 것이란 말이었다.

사실 외국의 경우 워크래프트3 발매를 기준으로 이미 스타는 한물 가버렸다. WCG에 나오는 다른 대표팀들을 보면 그저 아마추어 수준의 우리나라 선수들의 2군에게도 안되는 수준의 선수들이 나왔었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워크래프트3로 이미 빠져있었다.

 우리나라도 워크와 스타의 공존을 노렸지만 맘처럼 되지 않았고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전까진 스타크래프트를 대체할 게임은 없었다.


프로리그에 가장 안타까운 점은 사실 결정적인 이유는 앞서 말한 이유들로 사라진게 아니기 떄문이다.

인간이 하는 스포츠이기에 양산형 경기라곤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경기는 훨씬 다양했었고, 새로운 맵들이 항상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면서 제작되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으로 그런 따분함들은 생각보다 많이 상쇄시켜주고 있었었다.


프로리그는 외부의 요인으로 붕괴하기 시작하였다. 


첫번째로 저작권 문제이다.

제작사 블리자드는 자신들이 만든 게임이기에 자신들의 허락없이 스타크래프트로 리그를 개최할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사실 이전에 케스파의 행동부터 봐야한다. 케스파는 IEG라는 업체에게 (스포츠 중계권 매매업을 하는 업체이다.지금의 스포티비를 운영하는 회사다) 중계권을 17억에 판매하였다.

블리자드측의 입장은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어야한다는 것이다. 얘기하면 너무 길어지기에 간단히 말하고 지나가겠다.

결국 블리자드의 개입이 시작된 계기는 나중에 협상을 통해 스타크래프트1의 경기를 종료하고 스타크래프트2로 전에 진행하던 모든 리그를 대체하자는 결론으로 차후 연결되었다.




잘 마무리되었는데 무엇이 문제냐 할수도 있다. 결국 스타1과 스타2는 같은 프렌차이즈내에 있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모두들 잘알고 있겠지만.

오히려 이런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비인기종목인 벨브사의 카운터스트라이크를 말하고싶어진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99년에 출시되어 퀘이크 이후 본격적으로 서양의 E스포츠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게임이다.

역사도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할 뿐더러 그 E스포츠에서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좋은 비교가 될까싶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총 3번의 메이저 체인지가 이루어졌고, 사실상 그래픽과 물리엔진만 뜯어고치고 게임의 큰틀은 유지한 마이너 체인지에 가까운 업데이트이다.

아예 새로운 게임을 원한다면 특히 멀티플레이라면 그것이. 다른 게임에 가서도 그 기분을 충분히 느낄수있다.

 실제로도 카운터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수많은 FPS들이 나왔고 그들과 직접적인 경쟁보다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임이 카운터 스트라이크이다. 


스타2는 스타1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특히 보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나도 달랐다. 기존에 스타1을 보던 사람에게도 너무나도 달랐고 결국 전략도 달랐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웠지만 결국 보는 사람들에게도 새롭다 못해 적응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다. 물론 스타2가 재미없단 얘긴 아니다. 스타2도 스타2만의 재미도 많이 있었고 

새로운 그래픽이 주는 단점도 분명 있었지만 장점도 분명히 뚜렷하였다.

새로운 팬 유입은 힘들었고, 기존 팬 이탈은 자연스러웠던게 현실이었다.


두번째로는 경제위기였다.

08년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미국의 경제위기는 세상의 모든 기업들의 허리를 졸라 매게 하였다.

이것은 이스포츠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 각국의 스포츠가 모두 돈쓰는데 위축되었었고 기업에 기대던 많은 스포츠들은 힘든시기를 보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긴 스포츠라면 이런 시련을 견디긴 어렵지 않다. 결국 많은 수의 팬들이 이 시기가 지나면 자신들을 다시 지지해주기에 힘든 시기지만 견딜순 있다.

하지만 이스포츠는 달랐다. 외국의 경우 앞서 말한 워크래프트3가 경제위기 이후 무너졌고, 스타크래프트2로 선수들이 많이 이동해버리는 바람에 사실상 게임의 수명이 끝이 나버렸다.

스타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기업들이 힘든 시기가 오자 돈만 나가는 스포츠에 손을 떼기 시작했고 역사가 짧은 스타크래프트 팀들은 1순위였다 항상.

이렇게 웅진, STX, 위메이드가 손을 떼었고 (물론 웅진은 이 시기보다 훨씬 나중에 나갔지만..) 결국 차후 서술할 승부조작 사건으로 새로운 기업들이 이 자리를 채워줄순 없었다.

점점 규모가 축소 되기 시작한것이다.


세번재로는 승부조작이다.

여러분들 대부분도 이것이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고 최소한 이 게임판이 망하는데 가속화시킨 주범인것은 알것이다.

항상 모든 스포츠들에게 승부조작은 큰 적이다. 대만같은 경우엔 프로야구가 승부조작 사건으로 결국 반토막 나버린 사례도 있다.

우리 야구도 축구도 항상 이들의 유혹을 경계하고 있었고, 아쉽게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몇번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버리게 되었다.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름을 말하기도 싫기에 언급하진 않겠지만 흥행카드였던 그들이 왜 그렇게 배신했는지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다.

최근 유튜브에서 보니 자기는 직접 가담한건 아니고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 다 똑같다. 손안대고 코풀면 그건 코 안푼것인가..

브로커들에게 1%의 도움도 줬으면 안되는게 정상이다. 너무 아쉽다... 실제 승부조작사건이 처음 터지고나서 몇몇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연결되기로 했었던 스폰서들이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계약을 철회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도 어떻게 보면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유라 하지 않겠다. 오히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은 그동안 온스타넷이라고 불리며 게임전문채널을 표방하며 스타만 주구장창 방송하던 온게임넷에 질려 떠났던 시청자들을 돌아오게하였다. (물론 그뒤 롤게임넷이란 비판은 피하지 못하지만...)

이스포츠에 다양성은 중요하다. 한쪽으로 편중되어있는 것은 스타를 한창보던 나또한 항상 우려하던 일이었다. 오히려 인터넷방송의 발달로 종목은 다양해지고 있는거 같아서 필자는 오히려 맘에 든다.


학교 끝나면 TV나 컴퓨터를 키고 보곤 했었던 스타크래프트. 용산에 놀러가고 코엑스에 놀러가면 보곤했어던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있고나면 항상 친구들과 다음날 학교에서 떠들곤 했었던 필자의 추억이다.


옛날에 코엑스에 있는 아디다스 매장에 가면 이 유니폼이 디스플레이 되어있었다. 지금이야 맨유나 첼시가 걸려있겠지만...

그 시대에 위상은 이정도였다. 아이돌이었다.

초등학교때 장래희망이 뭐냐고 하면 내 또래친구들 대부분 프로게이머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들은 게임을 사랑했고, 그런 게임을 그렇게 잘하는 그들이 너무 멋있었다.

그 우상들이 설 자리가 하나 없어진 것은 뭔가 굉장히 큰 아쉬움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억은 이젠 볼수없는 진짜 추억이 되어가는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잘가요 프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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