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동차

페르난도 알론소와 인디 500.

320x100

​​


생중계로 밤을 세워가며 레이싱을 본건 굉장히 오랜만이었습니다. 미국의 방송국 ABC에서 중계를 해주었는데 인디500을 제대로 본적이 처음이라 흥미로웠던 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단순한 오벌트랙(타원형 모양의 경사진 트랙)을 거의 비슷한 사양의 차량으로 주행하는 인디500 특성상 드라이버들의 실력차가 확연하게 보이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같은 스팩의 차량을 가지고 1랩이상 차이가 날땐 선두권에 있는 드라이버의 역량이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다만 레드 플레그가 되면 선두권이 보는 손해가 굉장히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옐로우 플레그까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레드 플레그가 뜨니깐 뭔가 경기에 김이 빠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레드 플레그가 뜨는건 잘 알고있습니다..!중요하고 말고요.) 

경기중 스콧 딕슨과 제이 하워드의 충돌 장명인데요. 

오벌 서킷 특성상 항시 고속주행인 상황인데 충돌하니 제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차가 높이 날아가더군요. 

보는 순간 아찔한 순간이었느데요. 반대로 멀쩡히 나오는 제이 하워드를 보곤 인디카가 얼마나 안전에 신경을 써서 제작된 차인지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콧핏부분은 팬스에 측면이 강하게 부딪혔는데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드라이버를 보호해주는 모습은 인상 깊었습니다. 허나 오픈 휠 특성상 각도가 더 돌아서 드라이버가 바로 팬스에 닿았다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들더군요.

경기 자체는 굉장히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휠투휠이 나타나서 응원하는 선수가 추월당하거나 추월할떄 지루하진 않더라고요.

그러나 뭔가 추월하여도 짜릿한 느낌은 F1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아니.. 애초에 이제 F1에 추월은 없어....)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건 300KM 가까운 자동차의 속도를 잘 담아내는 카메라들, 자주 바뀌는 앵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읽는데 크게 무리가 안생기게 하는 그래픽이나 카메라 전환이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꽤나 맘에 들었는데요. 그중 360도 카메라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접 조종은 안되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좀더 가까이 현장에 간 느낌이 많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DTM도 그렇고 굉장히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을 많이 보여주는데 반해 F1은 오히려 뭔가 되게 정적인 느낌이랄까요... 티비에서만 보는 F1은 그 속도가 잘 실감이 나지 않을정도입니다.

제가 인디500을 생중계로 보게 한 장본인. 페르난도 알론소.

솔직히 옛날엔 별로 안 좋아했던 알론소였지만 .. 어느 순간부터 안쓰럽기 시작했고 (팀 운이 너무 없어보여서...), 35세라는 나이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에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막상 퀄리파잉에 들어가니 5위라는 성적을 기록. (이 와중에 친근한 몬토야와 사토도 보이고...)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들어가니 작년 100번째 인디카의 우승자 알렉산더 로시와 사토 타쿠마등 여러 선두권 드라이버들과 엎치락 뒷치락 하면서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이끌었습니다.

아쉽게도 엔진 블로우로 리타이어 했지만 알론소가 보여준 그 것은 그가 미하일 슈마허의 시대를 종결시켰던 그 드라이버 라는 걸 다시한번 증명하는 느낑이었고, 왜 모든 팀보스들이 항상 최고의 드라이버로 알론소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지 알수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알론소가 꼭 트리플 크라운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더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솔직히 처음 알론소가 등장했을때 미하일 슈마허의 커리어를 넘어설 그런 드라이버로 기대를 많이 모았었지만 제 생각엔 트리플 크라운이든 F1의 새로운 레전드가 되는 것보다 드라이버 알론소가 얼마나 재능이 넘치는지 보여주는 것에 많은 이들이 존경을 표할 것이기 떄문입니다. 

세바스티앙 로브처럼 WRC의 전설이 되어 이곳저곳 커리어를 쌓는 존재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F1내에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사들도 많았지만 저는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니들이 지금 맥라렌에 타보든가)

00년대 초반부터 F1을 보신 분들에겐 반가운 얼굴 몬토야와 사토.

특히 사토는 이번대회 우승자가 되어서 동양인 최초의 인디 500 우승자가 되었고, 항상 혼다빨에 힘입어 F1에 입성했다던 그 오명. (근데 BAR혼다로 포디움에 오른 몇안되는 사람)

모든걸 던져버리고 우승하였습니다. 자신의 실력으로.

항상 고생하던 그를 봐왔던 팬으로서 너무나도 기쁜 일입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