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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IT

나는 왜 VIBE를 떠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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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자로 나는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 구독을 해지하였다. 대충 기억으론 2년남짓 구독한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가 바이브를 쓰기전에 쓰던 음악 어플은 멜론(Melon)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 뮤직이었다. 그럼 왜 나는 같은 네이버뮤직에서 바이브로 넘어가게 되었을까? 단순히 서비스를 종료해서? 유예기간은 1년 남짓있었지만 나는 바이브가 나오자마자 네이버뮤직을 바로 떠났다.

'그럼 왜 네이버뮤직에서 바이브로 넘어왔는지부터 얘기해보자.'

일단 네이버뮤직 앱은 진짜 개쓰레기다. 이보다 후진 음악어플을 본적이 없다. 필자가 스마트 스피커중 가장 출력이 괜찮고 배터리가 내장되어서 집안 여기저기서 잠시 이동하면서 쓸수 있는(사실 야외에서도 쓰고 싶었지만 와이파이없이는 블루투스 스피커로도 쓰기 힘들었다.) 
네이버 웨이브(WAVE) AI 스피커를 사지 않았다면 네이버뮤직따위 결제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IOS 기준으로 빙판 위를 움직이는듯한 미친 터치감. 무슨 4K동영상이라도 처리하면서 음악을 스트리밍하는지 미친듯이 무거운 어플은 튕기는게 미덕이라 생각하면서 사용하였고 생각보다 없는 음원이 많아서 음악취향까지 바꿔가며 꾸역꾸역 사용하였다.
처음 네이버뮤직을 깔고 사용하며 느낀 점은 버린 자식이란 생각이었다.

뭔가 혼자 시대가 멈춰버린듯한 웹페이지.

그나마 300곡 듣기 서비스는 핸드폰에 저장에서 듣는 구시대적인 필자에겐 굉장히 합리적인 패키지라 생각이 들어서 자주 결제하였고, 비록 난생 처음으로 AI스피커를 맞이하여 기계들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법을 배우며 사용했지만 AI스피커중 최고인 20W 출력을 통해 나오는 소리는 집안일을 할때 내 삶을 충분히 윤탁하게 해주었기에 참으며 사용해왔다.

심지어 나는 이 녀석떄문에 면허를 딴 이후로 나의 길동무였던 카카오네비도 버리고 네이버지도에서 연동되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하며 음악을 들으며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바이브가 처음 공개되었을때 과감하게 바꾼 이유는 첫번째로 가벼운 어플때문이었다. 근 2년동안 바이브를 이용하면서 어플이 무겁다거나 에러를 일으킨 경우는 없다. 

두번째는 단순화된 디자인과 UX이다. 솔직히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냥 평범한 음악 어플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건 음악 플레이중 제스쳐들이었다.
뭔가 전체적인 느낌은 Youtube Music, Apple Music, spotify와 굉장히 비슷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스와이프를 통해 이전곡과 다음곡을 바꾸는건 사실 한손으로 사용할때 가장 필요한 기능이다. 그리고 간단하게 더블 탭을 하면 나오는 노래를 좋아요한다. 아 물론 잘못 누르면 얄짤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노래가 좋아요 표시가 되고 되돌리기 귀찮아지지만..

사실 전체적인 느낌은 스포티파이의 절대적인 아류작이었다. 하지만 네이버뮤직을 써온 나에겐 따라라도 잘해주기에 그저 만족하며 사용하였다.
애초에 믹스테이프 자체도 스포티파이의 Daily Mix와 Your Release Radars의 카피버전이었다. 그래도 그런건 신경 안썼다. 이런 좋은건 벤치마킹하고 좀더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DJ스테이션도 분위기에 맞게 잘 정리된 것 같았다. 전반적으로 모든 기능들이 전작에 비해 좋아졌으며, 믹스테이프나 DJ스테이션같은 경우도 쌩뚱맞은 선곡은 거의 없었다.
가격도 상당히 괜찮았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월5000원중반대의 가격으로 구독하게 되었는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해가 안될정도로 부실한 점도 많았다. 그러한 부분들이 결국 19년에 종료되었어야할 네이버뮤직이 아직도 존재하는 이유기도하다.
추후 지원할거라 하지만 애초에 1년이 넘는동안 다운로드 서비스하나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PC에 WAV는 아니여도 MP3라도) 상황은 어처구니없긴했다. 네이버뮤직과 서비스를 이원화 시킨 것도 사실 웃기다. 네이버뮤직이 브랜드가 보수적이라 그런것일까. 처음에는 같이 적용되던 구독서비스도 어느순간 한쪽을 선택하게 하였다. 

현재는 결국 바이브의 이용권을 구독하는 것을 바뀌었지만 PC에 MP3라도 받고 싶었던 필자는 옛날에 분명히 있었던 MP3다운로드 요금이 없어진 건 많이 불편했다. 또한 내부에서 실패한 요금제라 생각한 것인지 300곡듣기,400곡 듣기, 시간당으로 결제하던 요금제도 전부 개편되었다. 뭐 이용자가 적을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네이버만의 특별한 요금제라 생각했기에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이 요금제들은 분명히 이용률이 저조했을거라 생각이 든다.

반쪽짜리임에도 불구하고 AI스피커와 네이버지도에서 CLOVA로 연동되는 건 분명히 장점이었다. 사실 그 부분때문에 계속 서비스를 이용했던 것이다. 물론 이 부분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나중에 WAVE 스피커에 대해 할말이 있어 그때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VIBE에서 뭔가 매력적인 기능들이 클로바에선 제대로 사용할수가 없었다. CLOVA앱에선 원하는 노래를 선곡하기도 힘들었기에 뭔가 다른 기기에서 사용할땐 VIBE에서 내가 열심히 정리해놓면 나의 애청곡들을 AI스피커나 운전중에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들을수 있는 정도였다.

자 이제 그럼 이렇게 생태계를 나름 만들고 적응해가던 스트리밍 서비스를 왜 차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인가.

문제의 발단은 AI스피커가 고장나면서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필자에게만 있는 일은 아닌거 같고, WAVE 자체가 네이버 타이머라도 장착된건지.. 전원부가 말썽을 일으키면서 고장나버렸다. 재밌는 건 수리비가 새로 사는 값이랑 몇만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막상 새로운 스피커를 사자니 가격대에 맘에 드는 녀석은 없고해서 그냥 없이 살기로 하고 VIBE를 쓰다보니 없는 노래가 너무 많았다. (사실 대부분 외국곡들이다.)

 

그러던 중 핸드폰을 OLED 디스플레이로 된 제품으로 바꾸면서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들을때 화면이 켜져있는게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운동하거나 잠잘때 라디오처럼 들을수 있는 유튜브채널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했는데 너무 편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유튜브 뮤직도 쓰기 시작했는데 AI스피커가 없으니깐 기존의 장점들을 포기하기 너무 쉬웠다.

분명 가격은 기존보다 비싸지만 (할인받던 것까지 생각하면 거의 두배차이였다) 유튜브 뮤직은 압도적이었다. 뭐 제스쳐같은 건 분명 바이브 쪽이 더 마음에 들지만 애초에 음원이 많아야 스트리밍은 최고다. 
국내곡만 듣는다면 몰라도 외국곡들을 듣는다면 이 부분은 엄청 불편하다. 진성 앱등이인 필자가 애플뮤직이 한국에 런칭했을때 몇개월쓰다가 빤스런한 이유도 음원이 없어서였다. 

솔직히 당분간 유튜브 프리미엄을 계속 이용할 것 같다. 기존 유튜브와의 연동도 그렇고 PC페이지도 간결하게 잘 되어있고 , 어차피 음원을 다운하고 싶다면 그냥 다시 아이튠즈를 이용하는게 낫단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맥에선 사파리로 다운이 안되고 네이버뮤직도 크롬으로만 다운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바이브는 당분간 게임체인저가 되기엔 너무나도 역부족이다. 분명 네이버뮤직의 잘못된(?) 이미지를 던지고 새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역시 네이버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 네이버가 뭘하면 웨일때도 그렇고 외국에서 무언가 카피해놓곤 뭔가 더 하질 못한다.

어플 자체는 좋았다고 말하고싶다. 그러나 뭔가 서비스들이 부족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대적으로 외국 음원들이 부족했고 사실 멜론이 바이브보다 더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그 부분에 좋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멜론을 쓰던 사람들은 굳이 옮겨야할 이유도 못 느낄 것이다. 
통신사랑 연계되는 할인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나마 네이버페이를 통한 할인 프로모션은 필자를 붙잡았던 유일한 이유이긴 했지만 유튜브 오디오+비디오 패키지는 막강했다.

OTT 치면 왓챠처럼 커뮤니티 기능이 막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넷플릭스같은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음원시장은 WAVVE라는 한국형 컨텐츠를 무더기로 들고 나오는 괴물같은 방법을 할수도 없는 수평적인 구조의 시장이다. 

필자는 떠난다. 이제 맘껏 악틱몽키스를 들을수도 있고, 페리페리 신곡도 듣고, 미스터빅도 스트리밍으로 들을 것이다. 그래도 열심히 쌓아온 마이스테이션 ( 내가 좋아요를 누른 곡들) 을 보면 정이라도 들지만 10년 넘게 듣던 노래들을 못들었단 생각을 하면 다시한번 빤스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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