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OS 생태계에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성인용 콘텐츠 애그리게이터 앱인 “Hot Tub” 이 유럽 내 아이폰(iOS 기기)에서 사용 가능해졌다는 소식인데요. 광고 없는 브라우징, 제스처 기반 내비게이션 등 나름의 편의 기능을 앞세워 자신을 “우아하고 윤리적으로 설계된 네이티브 포르노 앱”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이전에도 포르노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였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앱이 어떻게 애플(Apple)의 엄격한 정책을 뚫고 iOS 기기에 탑재될 수 있었을까요? 그 배경엔 바로 EU의 디지털 시장법(DMA) 가 있습니다.
“Hot Tub”은 Pornhub, Xvideos, XNXX, XHamster 등 인기 성인 웹사이트의 영상을 검색·스트리밍할 수 있게 해주는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앱입니다. 이 앱의 개발자인 c1d3r는 기존 아이폰 탈옥(jailbreaking) 경험을 살려, 광고나 팝업 없는 안전한 성인물 시청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자연스레 iOS 장치에서 불필요한 광고나 추적기를 차단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핵심 기능을 한눈에 살펴보면:
• 광고 및 트래커가 없는 브라우징
• 검색과 스트리밍을 한 곳에서 해결
• 개인화 가능한 컨트롤과 UI 설정
• 직관적인 제스처 기반 내비게이션
• 고급 검색·필터 기능(유료 구독자 전용)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기존의 성인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 없이 앱 하나로 해결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인 콘텐츠 앱은 앱 스토어에서 금지돼왔는데, 이번에는 대체 앱 스토어를 통해서 설치가 가능해졌죠.
디지털 시장법(DMA)은 2024년 발효 이후, 구글·애플·아마존 같은 거대 테크 기업을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지정하고 이들의 독점적 생태계를 견제하며 경쟁을 촉진하려는 EU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안 덕분에 iOS 기기에서도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여러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DMA 시행 이후, 애플은 유럽연합 내에서 AltStore 같은 제3자 앱 마켓플레이스를 허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오직 App Store를 통해서만 iOS 앱을 배포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지만, EU 규제의 영향으로 이러한 독점적인 앱 배포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또한 이 법은 ‘게이트키퍼’로 여겨졌던 거대 기술 기업들의 지배력을 줄임으로써, iOS 사용자들이 애플의 정책에 막혀 있던 다양한 앱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Hot Tub” 같은 논란성 앱도 합법적인 경로로 배포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애플과 EU 간의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App Store 정책을 통해 엄격한 콘텐츠 기준과 안전 기준을 적용해 왔는데, EU의 디지털 시장법은 이를 일부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여전히 자사 생태계를 스스로 통제하기를 원하지만, EU 규제로 인해 원하는 대로 정책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이 앱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동·청소년들에게 성인 콘텐츠가 의도치 않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현재 iOS 생태계에서는 엄격한 연령 제한과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미성년자를 보호해 왔는데, 제3자 앱 스토어를 통해 배포되는 성인 앱이 이 체계를 우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문제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플랫폼”이라는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애플은 App Store 정책을 통해 엄격한 심사와 높은 보안 수준을 유지해 왔는데, 성인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유입되면 사용자들이 iOS 생태계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될 수 있습니다.
EU 규제로 인해 애플이 이런 콘텐츠의 배포를 전면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안전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애플에 남은 핵심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Hot Tub” 자체가 주목을 받지만,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훨씬 큽니다. 디지털 시장법 발효 이후 iOS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개방’되는 첫 상징적 사례이기 때문이죠.
아이폰을 구매한 사용자들이 이제 앱스토어에 없던 앱도 마음껏 설치할 수 있게 되면, 애플의 전통적인 매출 모델(App Store 수수료 수익)과 기기 안전성 관리 등 다방면에 파장이 예상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안전 책임이 개인에게 더 크게 돌아올 수 있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더 많은 개발자들이 AltStore 같은 대체 채널로 몰릴 가능성입니다. “굳이 애플 심사를 안 거쳐도 되는데, 왜 고생해서 입점 절차를 밟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러다 보면 iOS 생태계 전체가 ‘공식 스토어와 대체 스토어’로 양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Hot Tub” 논란은 결국 EU 규제가 촉발한 iOS 생태계 재편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어린이 안전, 사용자 보호”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EU의 법적 요구사항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포르노는 볼려면 이미 아이폰에서도 웹으로 충분히 볼 수 있었고, 앞서 말한 것처럼 그보다 큰 문제는 EU는 너무 표준과 자유에만 집착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잘 못 내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앱생태계가 단점도 잇지만 장점도 충분히 있기에 아이폰을 쓴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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